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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언제나 어디서나

미심쩍은 이름 미나리아재비

 

미나리아재비

Ranunculus japonicus Thunb.

 

산이나 들에 나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50~70cm. 4~11월 개화.

어린잎과 줄기를 식용하고 전초는 약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놋동이, 바구지, 자래초

 

 

 

 

 

미나리아재비는 우리나라 어디에나 흔한 풀이다.

들이나 산자락, 깊고 높은 산을 가리지 않고 살며,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아무 때나 꽃을 피운다.

 

미나리아재비의 노란 꽃잎은 코팅이라도 한 것처럼 반질거린다.

이 꽃을 보면 정말 이 식물이 흰 떡가루 같은 꽃이 피는

미나리의 아저씨벌일까 하는 의구심이 부쩍 들곤 했다.

분류계통상으로도 이들 두 종의 식물은 관계가 없다.

 

혹시 옛날 사람들이 이 식물의 싹을 미나리로 잘못알고

반찬을 만들었다가 아이를 잡을 뻔한 일이라도 있지 않았을까?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은 독성에 면역이 되어있지 않으니 말이다.

미나리아재비에는 독성이 있어서 잘 조리하면 음식과 약이 되지만,

귀동냥으로 어설프게 처방하면 아이를 잡는 ‘아잽이’가 된다.

 

(제주도의 미나리아재비 군락) 

미나리아재비의 이름에 붙은 ‘아재비’를

식물명에 흔히 쓰이는 ‘아저씨벌’로 풀이하지 않고,

‘아이를 잡는다’는 의미의 ‘아잽이’로 해석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

 

경기도 가평군의 명지산 자락에는 ‘아재비고개’라는 지명이 있다.

이 지명의 유래는, 굶주림에 지친 산모가 해산을 하러 친정에 가는 길에,

고갯마루에서 아이를 낳고 혼수상태에서 옆에 보이는 고기를 먹었다는 것이다.

정신이 들어보니 제 아이를 잡아먹은 것이어서 ‘아재비고개’가 되었다고 한다.

 

요즘 세상에도 나물이나 버섯, 해산물을 잘못알고

조리해 먹어서 생명을 잃는 일이 더러 생기는데,

과학과 정보가 어둡던 옛날에는 오죽했겠는가.

극심한 굶주림에 무슨 풀로도 배를 채워야 했고,

의술이나 약도 보잘 것 없었던 시대를 생각하면

미나리아재비는 아이를 꽤나 잡았을 법한 혐의가 있다.

 

미나리아재비 가문에는 독성이 강한 식물이 많다.

사약의 재료로 쓰는 백부자나 투구꽃 종류가 이 집안이다.

같은 과의 할미꽃 뿌리도 독성이 강한 편이다.

이들은 어떻게 처방하느냐에 따라 사약도 되고 보약도 되었다.

 

미나리아재비를 보며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에게 독도 되고 약도 되는 이치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2013. 4. 6. 꽃 이야기 231

 

 

 

 

 

 

왜미나리아재비

Ranunculus franchetii H.Boissieu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30cm.

전체에 털이 약간 있고, 잎은 깊게 3 갈래로 갈라진다.

4~5월 개화. 한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실젓가락나물

 

 

 

 

 

 

바위미나리아재비

Ranunculus crucilobus H.Lev.

 

고지의 풀밭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30cm.

전체에 갈색 털이 난다. 잎은 3갈래이며 거친 톱니가 있다.

5~8월 개화. 한국(제주도 한라산 해발 1000m 이상) 특산.

[이명] 구름미나리아재비, 금털미나리아재비, 바위젓가락나물 등 

 

 

 

 

 

산미나리아재비

Ranunculus acris var. monticola (Kitag.) Tamura

 

높은 산에 무리지어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50cm.

털이 거의 없음. 줄기에 나는 잎은 2~3갈래로 가늘게 갈라진다.

6~7월 개화. 한국(북부), 일본, 중국 동북 지방에 분포한다.

* 미나리아재비에 비해 키가 작고, 잎은 가늘며, 꽃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