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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3/남도와 섬들에서

노랑별수선에게 미안한 마음

 




노랑별수선(가칭)

Hypoxis aurea Lour

 

산과 들의 양지바른 풀밭에서 자란다. 높이 15cm 정도.

분류학적 계통과 한해, 또는 여러해살이풀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5~9월 개화. 꽃의 지름 2mm 정도. 대체로 오전 중에 피었다가

오후에는 꽃잎을 오므리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노랑별수선은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름이다.

이 식물은 2007년에 제주도의 지방지를 통해 알려진 후에

10년 동안 많은 야생화 동호인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2007년의 제주도 한라일보 기사 내용을 옮겨 본다.

 

우리나라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가칭)노랑별수선(Hypoxis aurea Lour)이

70여년 만에 재발견, 한국명을 새롭게 매겨 국내에 보고할 수 있게 됐다.

한라산연구소에 따르면 1935년 이후 확인할 수 없었던 노랑별수선을

식물애호가인 O씨와 K씨가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에서 처음 발견(2003년 5월)해

관찰해오던 것을 연구소에 분류학적 동정을 의뢰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이번에 발견된 노랑별수선은 일본 식물학자 오이 지사부로에 의해

1935년 5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제주지역에서 채집돼

일본 동경대학에 표본 1점이 보존돼 있음을 1985년 이우철 박사에 의해 확인,

같은 해 12월 한국식물분류학회지에 발표한 바 있다.

- 2007년 한라일보 강 봄 기자의 기사 일부 요약 -

 

이렇게 오랫동안 관심을 받아온 식물이 아직도 국가기관의 자료로는

국명과 학명과 식물분류학적 자리매김을 찾을 길이 없다.

꽃의 구조로 미루어 보면 중의무릇이나 산자고와 비슷하니까,

백합과의 식물이 아닐까하고 막연하게 짐작만 해 보았다.


 

이 식물은 풀밭이나 바위틈에서 비슷한 풀들과 섞여 자라는데다가,

오전 중에만 지름이 2mm 정도 되는 작은 꽃을 피우므로

여간 세심히 살피지 않으면 발견하기가 어렵다.

이 꽃은 5월부터 9월까지 오랜 기간을 피고 지기 때문에

만나는 날짜에 얽매이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노랑별수선을 보러간 것은 아니었지만 제주도에 간 김에

동호인들에게 수소문을 했더니 의외로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몇 년 전만해도 대단히 희귀한 식물이라고 쉬쉬하는 듯했는데,

이제는 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모양이었다.

 

오랜 세월 초야에 은둔하면서 편히 살아온 식물이

앞으로는 크게 시달릴 것이 불 보듯이 뻔해졌다.

이 식물에게 무엇 하나 도움도 되지 못할 나 역시

그저 맹목적인 호기심으로 그 삶을 피곤하게 했다.

노랑별수선아, 많이 미안하다.


 

2013. 4. 1.쓰고 2017. 1. 3.에 고쳐 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