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나들이 2/높고 깊은 산에서

요강이 될 뻔 했던 추억의 요강나물

 

요강나물

Clematis fusca var. coreana (H.Lev. & Vaniot) Nakai

 

높은 산의 양지에 나는 미나리아재비과의 낙엽 반관목. 높이 30~100cm.

줄기는 곧게 서고, 잎은 마주 나며 계란모양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5~6월 개화. 꽃받침은 흑갈색, 밑으로 처지고 털이 빽빽하게 난다.

한국(중부) 특산식물이다.

[이명] 선종덩굴(북한명)

 

 

 

 

 

 

요강나물 꽃은 우리 야생화 중에서 가장 검정색에 가깝다.

이 꽃은 해발 천 미터 이상의 높은 산에서만 볼 수 있는데

꽃이 털자켓을 입은 겨울차림을 연상하게 한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 중에는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

꽃받침이고 꽃잎은 퇴화된 것이 많다.

요강나물의 꽃받침도 겉은 까맣고

속은 하얀 양털이 있는 자켓 모양으로 변했다.

 

 

이름 때문인지 이 식물을 처음 만났을 때,

미처 꽃이 피지 않은 봉오리가 마치 요강처럼 보였었다.

요강은 옛날에 방안에 두고 쓰던 소변기로,

혼수에도 꼭 포함될 정도의 생활필수품이었다.

원래 요강은 놋쇠로 만들어 쓰던 물건이었는데,

놋쇠가 전쟁물자로 요긴했던 일제 시대에는

요강단지까지 빼앗겼던 뼈아픈 역사가 있었다.

 

요강나물 이름만 들어도 나는 일곱 살 때의 무서운 기억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라 기억이 희미하지만

같은 동네에 사는 여자아이를 학교에서 때린 일이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은 동무들과 냇가에서 멱도 감고

이런 저런 놀이도 하고 오느라 십리길이 두어 시간은 걸렸다. 

 

그날도 놀다 오면서 동네 어귀에 들어섰는데

사내아이들 보다 앞서 집으로 돌아가던 여자아이들 무리에서

바로 우리 뒷집 여자 아이가 숨이 차도록 뛰어 되돌아 왔다.

"야야 니 클났데이. 태옥이 어메가 동네 앞에서 니 기다리고 있데이.

니를 치마 밑에 잡어 넣고 오짐을 싸삔다 안카나....

그라믄 니 머리털 홀라당 다 빠져삘끼라 카더라. "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혼비백산해서 산으로 줄행랑을 쳐서

동네를 감싸고 있는 산줄기를 따라 골짜기를 몇 개나 건너

집안 식구들도 모르게 고양이처럼 집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골방에서 콩닥대는 작은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저녁 먹을 때까지도 나오지 못했다.

'하이고 무서버라.. 내가 요강단지가 될 뻔 했데이...'

그 사건은 일곱 살 아이에게는 무시무시한 공포였었다.

이제는 그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 그립기만하고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2007. 6. 꽃 이야기 205

 

 

 

 

종덩굴

Clematis fusca var. violacea Maxim.

 

그늘지고 습한 숲 속에 나는 낙엽 덩굴나무.

5~7장의 작은잎으로 된 깃꼴겹잎이고 작은 잎은 난형이다.

6월 개화. 꽃은 잎겨드랑이에 종 모양으로 밑을 보고 핀다.

어린잎과 줄기를 식용한다. 한국,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수염종덩굴

 

 

 

 

 

세잎종덩굴

Clematis koreana Kom.

 

산 중턱 이상의 숲 속에 나는 낙엽덩굴나무. 길이 1m 가량.

3장의 작은 잎으로 된 겹잎이 나고, 가장자리에는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6~7월 개화. 꽃은 잎겨드랑이나 줄기 끝에 1 송이씩 밑을 보고 핀다.

어린잎과 줄기를 식용한다. 한국(전역),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누른종덩굴, 양행종덩굴, 음달종덩굴, 큰종덩굴 등.

 

 

 

 

 

검은종덩굴

Clematis fusca Turcz.

 

양지바른 풀밭에 나는 낙엽 덩굴나무. 5~9장으로 된 깃꼴겹잎.

작은 잎은 난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6~8월 개화. 꽃은 검은 자주색. 잎겨드랑이에 밑을 보고 핀다.

한국(지리산 이북),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검종덩굴, 무궁화종덩굴, 흰종덩굴, 흰털종덩굴

 

 

 

 

 

자주종덩굴

Clematis alpina var. ochotensis (Pall.) Kuntze

 

높은 산 숲속에 나는 낙엽 덩굴나무. 높이 10cm 가량.

잎은 마주나기, 2회 3출의 작은잎으로 된 겹잎.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다.

5~6월 개화. 뿌리를 약용한다.

한국(북부),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가는잎종덩굴, 산종덩굴, 고려종덩굴, 함북종덩굴 등

 

 

 

 

개버무리

Clematis serratifolia Rehder

 

산과 들에 나는 낙엽 덩굴나무. 길이 2m 가량.

잎은 마주나며 2회 3출 겹잎. 작은 잎은 긴 난형.

끝이 뾰족하고, 털이 없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8~9월 개화. 어린잎은 식용한다.

한국(경북, 중부 이북),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꽃버무리(북한명), 으아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