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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제주도와 울릉도

‘선모시대’나 ‘두다리사람’이나

 

선모시대

Adenophora erecta S.T.Lee et al.

 

울릉도의 숲에 자라는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30~50cm. 줄기에 털이 없고 잎은 어긋난다.

8월 경 개화. 연한 하늘색의 꽃이 핀다.

한국(울릉도) 특산 식물이다.

 

 

 

 

 

 

 

8월에 울릉도에 간다고 하니 한 지인이 귀한 정보를 주었다.

그곳 모처에 ‘선모시대’라는 희귀한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면서,

이 식물을 야생에서 본 사람은 몇 명 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나는 모시대나 잔대 종류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이들은 모두 잔대속(屬)의 식물이며, 국가표준식물목록에

40여 종이 등록되어있을 정도로 종과 변종이 많기 때문에,

그 이상 알려고 들면 몇 년을 바칠 마음을 내어야 한다.

 

 

나는 무슨 모시대라는 이름이 붙은 식물들은 잎자루가 있고,

잔대들은 잎자루가 없다는 정도 이상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아주 귀한 식물이라는 소중한 정보를 받았으니

고맙기도 하고 부탁이기도 해서 찾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루 종일 단 한 사람을 만나지 않은 한적한 길이었다.

그나마 울릉도에는 네발짐승이 없다고 해서 안심이 되었다.

울릉도는 바다 한 가운데에 형성된 화산섬이기 때문에

포유류가 유입될 경로가 없었고 누가 들여 놓았다 하더라도,

지세가 너무 험해서 도무지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초식동물이 없다면 식물들도 가시를 만들 필요가 없다.

울릉도는 뱀, 도둑, 공해가 없다는 삼무의 섬이라고 자랑하지만,

망망대해의 작은 섬에서 도둑과 공해가 없는 것은 당연하고,

뱀, 짐승, 가시식물이 울릉도에 없는 것이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모시대(왼쪽)과 모시대(오른쪽), 오히려 모시대가 직립한 편이다.)

 

운 좋게 단 한 곳밖에 없다는 선모시대를 찾았다.

자태가 늠름하고 꽃은 백자 같은 옥골선풍이었다.

모시대나 잔대류의 모든 꽃들이 땅을 보고 피는데 비해서,

선모시대는 꽃이 상당히 고개를 쳐들고 핀 듯이 보였다.

 

'한국 식물명의 유래'(이우철, 2005)를 보면 ‘선모시대’는

‘직립하는 모시대’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식물명은 1997년에 발표되었으므로 유래가 분명하다.

거의 모든 모시대와 잔대들이 직립해서 자라는데 ‘선모시대’라니,

그렇다면 ‘직립사람’이나 ‘두다리사람’도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울릉도의 선모시대는 산지의 경사가 너무 가파라서

육지의 모시대보다 똑바로 서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2013. 3. 13. 꽃 이야기 201.

 

 

 

 

 

 

모시대

Adenophora remotiflora (Siebold & Zucc.) Miq.

 

숲속의 약간 그늘진 곳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40~100cm.

뿌리가 굵고, 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있다.

7~9월 개화. 꽃은 밑을 향해 핀다.

연한 식물체와 뿌리는 식용 및 약용(거담, 해독제)한다.

한국(전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모시때, 그늘모시대, 모싯대, 모시잔대(북한명)

 

 

 

 

 

당잔대

Adenophora stricta Miq.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60cm 가량.

뿌리는 굵고 줄기는 곧게 서며, 잎자루가 없다.

7~8월 개화. 어린잎과 뿌리를 식용한다.

한국(전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당모싯대, 둥근잎잔대, 털모싯대, 살구잔대

 

 

 

 

층층잔대

Adenophora verticillata Fisch.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60cm 가량.

잎이 돌려나며, 긴 타원형에 거친 톱니가 있다.

7~9월 개화. 연보라색 꽃이 층층으로 돌려난다.

한국(전역), 중국, 몽골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잔대(북한명)

 

 

 

 

섬잔대

Adenophora taquetii H.Lev.

 

산지의 풀밭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5cm 가량.

줄기는 밀생하고, 곧게 서거나 비스듬히 올라간다.

7~8월 개화. 가지 끝에 한 송이 또는 여러 송이가 달린다.

뿌리를 식용한다. 제주도(한라산), 일본에 분포한다.

[이명] 개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