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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물 위에 피는 꽃들

누가 이 기막힌 이름을 붙였을까, 통발

 

 

통발

Utricularia vulgaris var. japonica (Makino) Tamura

 

연못이나 논에 나는 통발과의 여러해살이풀. 꽃대의 높이 10cm 정도.

뿌리가 없으며, 잎이 깃 모양으로 갈라지고 벌레잡이주머니가 달려있다.

8~10월 개화. 겨울에 물속에 가라앉아 월동한다.

한국(전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통발은 가는 댓조각이나 싸리를 엮어서 만든 고기잡이 기구다.

통발의 입구는 안쪽방향으로 향한 깔때기 모양으로 생겨서

들어가기는 쉽지만 나오기는 어려운 도구이다.

 

물에서 사는 식물 이름 중에도 ‘통발’이 있다.

이 식물은 물속에 살면서 꽃을 피울 때만 고개를 내민다.

통발은 뿌리가 없어서 특별한 방법으로 양분을 섭취한다.

그것은 잎줄기의 겨드랑이마다 작은 통발을 조롱조롱 달아서

물속에 사는 물벼룩 같은 작은 벌레를 잡아먹는 것이다.

 

밥알 반쪽만한 이 초미니 통발은 속이 진공이고 뚜껑이 있다.

물벼룩이 돌아다니다가 이 뚜껑에 달린 섬모를 건드리면

뚜껑이 열리면서 순식간에 물과 함께 통발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뚜껑이 도로 닫혀서 통발의 밥이 된다.

 

‘통발’이란 통 모양으로 만든 ‘발’이라는 말이 아닐까?

우리의 전통 주거생활에서 널리 쓰이던 ‘발’은

햇볕은 차단하고 바람은 통과시키는 선별의 기능과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으되 밖에서는 안을 보기 어려운

일방성 기능이 있는 절묘한 생활필수품이었다.

 

이 ‘발’을 통 모양으로 만들어 물속에 넣으면

물은 빠져나가되 고기는 통과하지 못하며,

고기가 들어갈 수는 있으나 빠져나오지 못하니

바로 '통'으로 된 '발'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그 옛날 이 깨알만한 통발들이 작은 벌레를 잡는 모습을

어느 누가 보았기에 ‘통발’이라는 기막힌 이름을 붙였을까....

 

나의 노년은 고향의 유년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한다.

그 날이 오면, 여름 냇가에 통발 쳐놓고

대청마루에 발 드리우고 오수의 꿈길을 따라

동무들과 고기 잡고 놀던 시절로 돌아가리라.

 

 

2010. 7. 29.   꽃 이야기 178.

 

 

 

 

 

 

 

들통발

Utricularia pilosa Makino

 

연못이나 논에 나는 한해살이 식충식물. 꽃줄기 높이 8~10cm.

물 속의 잎은 물에 떠다니며 깃 모양으로 갈라지며,

실같이 가늘고, 잎마다 벌레잡이주머니가 몇 개씩 달린다.

8~10월 개화. 통발에 비해 꽃이 동글고 작다.

한국(남부),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들통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