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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제주도와 울릉도

나이 들수록 꽃대를 세우는 삼백초

삼백초

Saururus chinensis (Lour.) Baill.

 

습지에서 자라는 삼백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50∼100cm.

줄기 윗부분에 있는 2∼3개의 잎은 표면이 흰색이다.

6∼8월 개화. 꽃차례는 처음에 밑으로 처져있다가 곧게 선다.

전초를 말려서 부종, 각기, 황달, 간염 등과 이뇨제로 사용한다.

한국(제주도),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삼백초(三白草)는 꽃, 잎, 뿌리의 세 가지가 희다는 풀이다.

땅속에 있는 식물의 뿌리가 흰 것은 별것도 아닌데,

뿌리까지 갖다 붙여서 삼백초라고 이름 부르는 걸 보면

동양 사람들은 3이라는 숫자에서 완성과 조화를 느끼는 듯하다.

 

삼백초가 자생하는 제주도는 세 가지가 많다는 삼다도이고,

도둑, 거지, 대문이 없다고 삼무도(三無島)라고도 하니

없는 것 까지도 꼭 삼박자를 맞춰야 성에 차는 모양이다.

 

이렇게 그럴듯한 이름을 가진 식물이 예사로울 리가 없다.

삼백초의 효능을 자랑하는 광고 한 장을 몇 줄로 줄여 보자면,

삼백초는 변비와 숙변을 없애고, 간장 질환과 당뇨병에 효과가 있고,

해독과 이뇨작용이 뛰어나서 신장염, 부종 등을 치료한다고 한다.

또 고혈압, 동맥경화의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고, 항암작용을 하며,

생리불순 등의 부인병을 치료하며, 노화방지 효과도 있다고 한다.

 

 

이 정도라면 가히 만병통치약이라고 부를 만도 하다.

사실은 대부분의 식물에는 몸에 좋은 여러 가지 천연 성분이 있으므로,

삼백초가 이러이러한 효험이 있다고 해도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다.

 

정작 삼백초의 특별한 점은 꽃차례의 모습에 있다.

어릴 때는 꽃차례가 잘 익은 벼이삭처럼 축 늘어져 있다가

나이가 들수록 꽃줄기를 꼿꼿이 세우는 형상으로 꽃이 핀다. 

 

이 꽃차례의 모습은 U자를 엎어 놓은 모양이다.

그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꽃이 그날 핀 싱싱한 꽃이고

꽃 이삭 끝 방향 내리막으로는 아직 피지 않은 꽃,

뿌리쪽 아래의 꽃은 피었다가 시드는 꽃이다.

결과적으로 꽃이삭이 많이 처져 있을수록 싱싱한 꽃이고

곧게 서 있는 꽃대는 수명을 다한 꽃차례다. 

 

옛사람들은 사물의 모양에서 그것을 닮은 영험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어 남근석에 정성들여 기도를 하면 아들을 낳고,

나뭇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넣으면 열매가 많이 열린다고 믿었다.

나이가 들어 시들해진 남성들은 삼백초가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고

은근히 기대하는 바가 없지는 않았을 듯하다. 

 

그런데 만병통치약이라 부를 정도로 몸에 좋다는 삼백초에

정작 나이가 들수록 꽃대를 세우는 효과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013. 2. 16. 꽃 이야기 159

 

 

 

 

약모밀

Houttuynia cordata Thunb.

 

숲 그늘에서 자라는 삼백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가 20∼50cm.

5~6월 개화. 고기 비린내가 난다고 해서 '어성초'라고도 한다.

부스럼, 화농, 치질, 임질, 장염, 폐렴, 기관지염 등에 약용한다.

잎이 메밀의 잎과 비슷하고 약용식물이므로 약모밀이라고 부른다.

한국(울릉도, 안면도, 거제도),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삼백초, 십자풀, 어성초, 즙채(북한명), 집약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