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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물 위에 피는 꽃들

벗풀에서 생각해본 친구의 의미

 

벗풀

Sagittaria sagittifola subsp. leucopetala (Mig.) Hartog

 

논이나 연못에 나는 택사과의 여러해살이풀.

뿌리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은 끝에 1개의 덩이줄기가 달린다.

꽃줄기는 곧게 서고 길이는 20~80cm.

7~10월 개화. 암수한그루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분포한다.

[이명] 가는보풀, 택사

 

 

 

 

'벗풀'은 논이나 저수지 가장자리에 사는 식물이다.

이름부터 친근감이 들뿐더러 그 모양도 여유로운 풀이다.

벗풀을 보며 '벗과 친구는 같은 말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벗’보다 '친구'라는 말에서는 왠지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아니나 다를까,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벗은 '마음이 서로 통하여 사귄 사람'이라는 뜻으로 나와 있고,

친구는 '오래 두고 가깝게 사귄 벗'으로 뜻풀이가 되어 있었다.

 

친구란 오래도록 한결 같이 지내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하리라고 믿는 마음의 보금자리일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유안진님의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우리는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은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물속에 들어가 잎줄기의 아랫부분을 확인하기 전에는 벗풀과 보풀을 구분하기 어렵다.)

 

모든 벗이 친구는 될 수 없는 것에 빗대어 말하자면,

벗풀을 만나기는 쉬우나 보풀을 만나기는 어렵다.

보풀을 만나려면 벗풀과 차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두 식물의 근본적인 차이는 말 그대로 그 뿌리에 있다.

벗풀은 땅속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으며 끝에 덩이줄기가 있고,

보풀은 잎겨드랑이에 작은 덩이줄기(혹은 주아라고도 함)가 있다.

이 덩이줄기는 7월에 생기기 때문에 그 전에는 보기가 어렵다.

 

이 두 식물에는 벗과 친구가 다른 것처럼 재미있는 차이가 있다.

두 식물 모두 잎줄기의 아랫부분에 날개가 있는데 그 단면을 보면,

벗풀은 그 날개가 '벗이여 어서 오게'하고 양팔을 활짝 편 모양이고,

보풀은 '친구야 널 사랑해'하며 양팔로 꼭 껴안은 모양이다.

 

아무튼 이러한 모습들은 거의 물속에 잠겨 있어서

물에 들어가 살피는 수고를 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다.

보풀과 친구는 관심 없이는 만날 수 없는 보물 같은 존재다.

 

 

2013. 2. 8. 꽃 이야기 149

 

 

 

 

 

 

 

보풀

Sagittaria aginashi Makino

 

연못이나 습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80cm.

땅을 기는 줄기가 없으며, 잎겨드랑이에 작고 둥근

덩이줄기가 있다. 벗풀에 비해 잎이 좁은 편이나

환경에 따라서 잎 모양은 변이가 많다.

7~10월 개화.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올미

Sagittaria pygmaea Miq.

 

논이나 연못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뿌리줄기가 가늘고 길게 옆으로 뻗으며 끝에 덩이줄기가 달린다.

종소명 ‘pygmaea’는 ‘난장이’로 전초 높이가 25cm 이하이다.

6~10월 개화. 암수한그루에 암꽃, 수꽃이 따로 핀다.

한국, 일본, 타이완,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택사

Alisma canaliculatum A.Br. & Bouche

 

택사과 택사속의 여러해살이풀. 논이나 도랑의 습지에 자란다.

잎은 길이 10~30cm, 너비는 4cm 정도이며 끝이 뾰족하다.

7~9월 개화. 약용(이뇨제, 수종, 임질)으로 재배하기도 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물택사, 쇠대나물, 쇠태나물

 

 

 

 

 

 

 

질경이택사

Alisma orientale (Sam.) Juz.

 

택사와 자생환경, 개화시기, 꽃 형태, 약리작용 등

대부분이 유사하나 잎 모양이 다르다.

잎의 길이 5~10cm, 너비 2~6cm 로 질경이의 잎을 닮았다.

택사가 주로 한반도를 기준으로 남쪽에 분포하는데 비해,

질경이 택사는 북쪽으로 갈수록 많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