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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아지랭이피는 들녁

민들레의 이름에 대하여

 

서양민들레

Taraxacum officinale Weber

 

풀밭에 흔히 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유럽 원산.

3~5월 개화. 어린잎과 뿌리를 식용한다. 전 세계의 온대와 난대에 분포한다.

[이명] 양민들레, 포공영

※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대부분의 민들레가 서양민들레다. 서양민들레는

토종 ‘민들레’(Taraxacum platycarpum)의 꽃가루를 받을 수 있으나

토종은 서양민들레의 꽃가루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세력이 줄었다고 한다.

서양민들레는 토종 ‘민들레’에 비해 맨 아래 꽃받침(총포)열이 뒤로 젖혀져 있다.

 

 

 

 

1944년 9월 17일, 사상최대의 공수작전이 개시되었다.

네덜란드 남부지역에 3만여 병력이 낙하산으로 투하되었는데,

영국군 1공수사단 만여 명에게는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보 부족으로 독일군 정예기갑사단의 머리 위에 떨어진 것이다.

사단은 초인적 투혼으로 9일간을 악전고투했으나

결국 거의 전멸 당하고 나머지는 포로가 되었다.

 

씨앗을 바람에 날려 보내어 영역을 확장하는 민들레는

공수부대만큼이나 용감하고 모험적인 식물이다.

바람에 날려가던 민들레 씨앗들도 바다나 울창한 숲에 떨어지면

영국군 1공수사단과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위험과 성공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공수작전은

적의 영토를 신속히 장악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작전이다.

우리 산하 어느 곳이나 민들레의 영토가 아닌 땅이 없다.

승리자의 영광은 그만한 용기와 희생 뒤에 얻어진 것이다.

 

 

민들레는 우리 민족과 함께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많은 이름이 있다.

땅에 납작 붙어있어서 '안질방이', 여러가지 덕이 있어서 '포공영(蒲公英)',

문 둘레에 흔히 있어서 '문둘레' 등으로 불리었다.

민들레는 이 중에 '문둘레'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민들레 씨앗이 땅에 떨어지더라도 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다 보면

결국 담벼락 밑이나 울타리 밑, 즉 문 둘레에서 멈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민들레의 생태적 특징과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그러나 민들레가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라 할지라도

들판에 자유스럽게 피어있는 모습이 '민들레'답다는 생각이 든다.

혹여 '민들에 피는 꽃'이라는 뜻으로 민들레가 되지는 않았을까?

숲도, 밭도, 논도 아닌 밋밋한 들판 아무 곳에나 피는 꽃,

'민들에' 지천으로 피고 지는 꽃으로 봐줘도 그럴싸하지 않은가.

 

수백 수천 년을 불러온 꽃 이름의 의미를 알아내기란

50대조 할아버지 초상화 그리기보다도 어려운 일이다.

 

2006. 4에 쓴 글을 2013. 2. 4에 고쳐 쓰다.

꽃 이야기 142.

 

 

 

 

흰민들레

Taraxacum coreanum Nakai

 

저지대의 양지바른 곳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민들레와 꽃의 색깔만 다르다. 4~5월 개화.

잎과 뿌리를 식용하고 꽃은 말려서 약용한다.

한국(전역), 중국 동북지방에 분포한다.

 

 

 

 

 

 

흰노랑민들레

Taraxacum coreanum var. flavescens Kitam.

 

흰민들레와 민들레의 자연교배종으로 보인다.

 

 

 

 

 

 

 

 

산민들레

Taraxacum ohwianum Kitam.

 

산지의 약간 습한 곳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5~7월 개화. 어린잎은 식용, 뿌리는 약용한다.

[이명] 노랑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