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었다.
덕분에 시원하게 자기는 했지만...
이날 하루는 어디 가도 꽃을 보기는 글렀다.
토끼섬에서 가까운 작은 연못에... 혹시 좀어리연이 피었을까 해서 찾아갔더니...
이제 막 피기 시작했다. 밤새 내린 빗방울을 잎에 얹은채로...
보통 어리연꽃에 비하면 엄청나게 작은 꽃인데..
사진으로 어떻게 이 좀스러움을 표현해야할 지...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8월 초에 피기 시작해서...9월 말까지 피고 지고 하는 듯하다.
8월 중순에서 8월 말 사이엔 이 작은 연못에 좀어리연의 향연이 펼쳐지리라.
이곳에서 비를 기다렸다. 물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잡아보려고...
끝내 비 한 방울 오지 않았다.
습지를 좋아하는 수염가래가 좀어리연 물가에서 놀고 있었다.
어둡고 또 어두운 숲에서 여름새우난초를 찾았다.
손전등을 이리저리 비추어 찍었는데....색감이 어색하기 짝이없다.
가끔 빗줄기도 지나가서... 숲 속이 음산하다.
이 섬 남쪽 먼 바다에서 태풍이 지나가고 있다고 했다.
제주도 중문부근에만 산다는 나도생강이다.
첫 만남이었는데...꽃은 지고 열매를 만들고 있었다.
아무래도...내년엔 한 열흘 일찍 와봐야 겠다.
선인장 꽃도 보고, 나도생강, 백운란이 제철일 것이고.. 문주란도 좀 더 싱싱하게 보게..
마땅히 갈 곳이 없어서 숲에 앉아 쉬는데...
개미들은 까마중 꽃에서 쉬지 않고 일한다.
진딧물(?)들도 줄지어 일하러 간다.
먹는 것이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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