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문주란 군락을 보고 싶어서 3박 4일 날을 잡았다.
토끼섬 바로 앞의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밤을 자고,
다음 날 새벽 4시 반에 배를 타고 토끼섬으로 갔다.
이곳의 문주란 작황이 올해 좋지 않다고 한다.
꽃을 피운 개체가 적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도 이미 많이 시들었다.
새벽 하늘을 보니... 하늘도 멋진 배경을 그려줄 것 같지는 않다.
동트기 전의 동쪽 하늘이다. 저 멀리 우도가 보인다.
먼동이 트지만...하늘이 갑자기 아름다와 질 것 같지는 않다. 예고된 실패다.
오른 쪽 저 멀리 성산 일출봉이 아득하다.
바다와 옅은 안개 구름사이에 잠깐 해가 나왔다.
그리고 바로 위 구름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황금빛 여운만 남긴채로...
토끼섬 동쪽의 황금빛은 잠깐 사이에 사라졌다.
토끼섬의 남쪽을 바라보며...흐리멍덩한 하늘만 심란하다.
문주란이 있는 풍경을 제대로 찍으려면 삼시(三時)가 맞아야 한다.
꽃 때(花時), 물 때(潮時), 하늘 때(天時)가 내가 생각하는 삼시이다.
오늘은 물 때 한 가지만 제대로 맞아서 이른 새벽에 이 섬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갓 피어난 문주란은 이렇게 생겼다.
구름도 안생기고...
사방을 둘러보아도 뭔가 마땅한 꺼리가 없다.
이곳에 눌러 앉아 있어보아도 밥 먹을 곳도 그늘 한 점도 없다.
뭉게구름이 생기려면 서너 시간은 기다려야 할 텐데...
토끼섬에서 오늘은 일단 철수하기로 했다.
배를 기다리며 섬 주변의 금불초를 만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바닷가에만 자라는 식물이다.
토끼섬 맞은 편에는 황근이 잘 피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제주 내륙지대를 탐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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