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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높고 깊은 산에서

금강애기나리에서 깨달은 ‘금강’의 의미

 

 

금강애기나리

Streptopus ovalis (Ohwi) F.T.Wang & Y.C.Tang var. ovalis

 

높은 산 그늘에서 자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10~30cm.

5~6월 개화. 한국,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진부애기나리

 

 

 

 

 

 

‘금강’(金剛)이라는 말은 가장 귀하다는 수식어로 많이 쓰인다.

보석 중에 최고로 치는 다이아몬드가 금강석이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산이 금강산이다.

금강송은 가장 훌륭한 목재로 대궐을 지을 때 쓰는 소나무다.

 

우리 꽃 이름들 중에 ‘금강’이 붙은 것이 여럿 있다.

금강초롱, 금강애기나리, 금강제비꽃, 금강봄맞이 등이다.

이 작은 풀꽃들은 그 무리들 중에 최고의 영예를 받은 셈이다.

다 아름다운 꽃들이기는 하지만 최고라는 뜻으로 쓰인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이들이 금강산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얻은 이름일 것이다.

 

이름에 ‘금강’이 들어간 식물들은 금강산의 줄기를 따라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등지의 높은 산에만 산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식물인데다가,

쉽게 볼 수 있는 풀이 아니어서 그 의미가 귀하다.

 

 

이들 중에서 금강애기나리는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우리나라 높은 산에는 거의 살고 있기 때문이다.

상아빛 엷은 꽃잎에 자잘한 점들이 박혀있는 이 작은 꽃은

‘금강’이라는 말이 붙어서인지 살아있는 보석처럼 빛난다.

 

언젠가 런던에 갔을 때, 세계 최고라는 다이아몬드를 본 일이 있지만

내게는 한 송이 금강애기나리 꽃을 만나는 감동이 더 컸다.

금강경의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부처님의 말씀을 떠올려 보면

금강석이나 금강애기나리의 꽃이 다르지 않은 까닭이다. 

 

일체의 법이여! (一切有爲法)

꿈 같고, 환영 같고, 거품 같고, 그림자 같네. (如夢幻泡影)

이슬 같고, 또 번개와 같아라. (如露亦如電)

그대들이여 이 같이 볼지니. (應作如是觀)

 

2012. 6. 9. 꽃이야기 64.

 

* 금강경의 우리말 해석은 도올 김용옥 선생의 해석임.

인용구의 첫 줄 '一切有爲法' 이란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의 모든 것'으로 나는 받아들였다. 

 

 

 

 

 

  

애기나리

Disporum smilacinum A.Gray

 

산지의 숲속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5~30cm.

줄기는 비스듬히 서고, 한 번 갈라지거나 외대이다.

4~5월 개화. 어린잎과 줄기를 식용한다.

한국(중부 이남),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가지애기나리

 

 

 

 

 

 

 

큰애기나리

Disporum viridescens (Maxim.) Nakai

 

산지의 숲속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50cm 가량.

줄기는 곧게 서며, 윗부분은 2~4번 갈라진다.

5~6월 개화. 어린잎을 식용한다.

한국(전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중애기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