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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신록의 계절에....

친구가 새삼 고마워지는 이름, 지칭개

지칭개

Hemistepta lyrata Bunge

 

밭이나 들에 나는 국화과의 두해살이풀. 높이 60~100cm.

잎은 새깃 모양으로 갈라지며 뒷면에 흰털이 밀생한다.

5~9월 개화. 어린잎은 식용하며, 전초를 약용한다.

한국(중부 이남), 동남아, 인도, 호주 등에 분포한다.

[이명] 지칭개나물.

 

 

 

 

 

 

우리 들꽃 이름에는 그 뜻을 짐작하기 어려운 것들이 참 많다.

꽃마리, 얼레지, 봄맞이, 애기똥풀, 제비꽃 같은 꽃 이름들은

한 마디만 일러줘도 아 그렇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만

지칭개나 조뱅이 같은 이름들은 아무리 생각하고

여러 문헌들을 뒤져도 그 유래를 찾기가 어렵다.

 

그러다보니 요즘 인터넷에서는 근래에 지어낸 듯한

꽃이름의 유래가 그럴싸하게 떠돌아다니고 있다.

'지칭개'만 하더라도, 누군가 국을 끓이려고 여러 번 쓴맛을 우려내다가

먹기도 전에 지쳐버려서 '지칭개'가 되었나보다 하고 인터넷에 올렸더니

너도 나도 이 글 옮겨가서 제법 그럴듯한 유래로 자리잡는 듯하다.

 

또 어떤 글에서는 밭일을 하다가 다치면 밭둑에 흔한 이 지칭개의 잎을

‘짓찧응게’ 좋은 약이 되어 상처가 나았다는 '지칭개'의 유래설도 보았다.

 

 

이런 이야기들이 억지로 꾸며낸 것이라고 말할 근거도 없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고 마뜩찮게 여겨지던 차에

개울가에 자라는 물칭개나물을 보고서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물칭개나물은 필시 물과 친하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일 것이니,

지칭개는 땅(地)과 친한 풀이라는 뜻이 아닐까하는 생각이었다.

 

오뉴월 들녘에 지천으로 잘 자라는 풀이 지칭개다.

메마른 땅, 자갈밭, 풀밭 가리지 않고 쑥쑥 잘도 자라니

지칭개는 그 어느 풀보다도 땅과 친한 녀석임이 분명하다.

물과 친한 풀이 물칭개라면 땅과 친한 풀은 지칭개다.

 

이런 생각으로 지칭개를 보니 문득 '친구'의 의미가 새롭게 느껴진다.

지칭개는 땅과 친하여 그 뿌리를 내렸을 뿐,  결국 제 스스로 큰 것이다.

친구는 무엇을 주어서 좋은 것이 아니라 그저 친하다는 것만으로,

그리하여 마음의 뿌리를 내릴 곳이 되어주어서 좋은 것이다. 

 

2012. 5. 31 꽃이야기 62.

 

 

 

조뱅이

Breea segeta (Willd.) Kitam. f. segeta

 

들이나 밭에 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40cm.

키는 작으나 꽃이 지칭개와 비슷하여 지칭개라는 이명이 있다.

5~8월 개화. 어린잎과 줄기는 식용, 전초는 약용(지혈제)한다.

한국 (전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자라귀, 조바리, 조병이, 지칭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