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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신록의 계절에....

다윈에게 큰 기쁨을 선사한 꽃, 앵초

 

 

 

앵초(櫻草)

Primula sieboldii E. Morren

 

낮은 산자락에 나는 앵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cm 가량.

암술이 긴 꽃과 수술이 긴 꽃이 있는 동종이형(同種二形)의 식물이다.

4월 말~5월 개화. 어린 순은 식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깨풀, 연앵초, 취란화, 앵초근

 

 

 

 

 

“몇몇 소소한 사실들을 발견해 냈지만,

그중에서도 암술대의 길이가 다른 꽃들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 것만큼 기뻤던 적은 없었다.”

다윈의 자서전에 나오는 이 문장의 주인공은 앵초였다.

 

앵초의 꽃들은 겉에서 보면 같은 모양이지만

그 속의 모습은 암술이 수술보다 긴 꽃(長柱花)과

암술이 수술보다 짧은(短柱花) 두 가지의 꽃이 있다.

이런 경우를 동종이형(同種二形)의 꽃이라고 하며

150여 년 전에 다윈이 처음으로 관찰하고 연구하였다.

 

곤충이 서로 다른 앵초의 꽃들을 드나들며 옮겨 다니면

암술이 긴 꽃의 꽃가루는 짧은 암술의 꽃으로,

암술이 짧은 꽃의 꽃가루는 암술이 긴 꽃으로 옮겨진다.

앵초는 이처럼 기발한 자가수분 회피방법을 보여주어

다윈에게 큰 기쁨을 선사하고, '꽃의 불임성 연구'의 모델이 되었다.

 

(앵초가 피면서 신록의 계절 5월이 시작된다, 전남 장성)

 

동물이나 식물을 막론하고 근친혼을 피하는 까닭은
유전자의 다양성을 확보해서 종족을 지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어떤 고약한 전염병이 돌거나 환경이 급변했을 때,
그 집단내에 별의별 놈이 다 있어야 몇 놈은 살아남는다는 말이다.

 

식물들은 흔히 암꽃과 수꽃을 다른 개체에서 따로 피게 하거나,
암술과 수술의 성장 시기를 다르게 하기도 하고
자기 꽃가루가 묻으면 꽃가루관을 닫아서 자가수정을 방지한다.
앵초처럼 꽃술의 길이가 서로 다른 꽃을 피우는 식물은 드물다.
 

앵초(櫻草)라는 이름은 벚꽃을 닮은 꽃이라는 뜻으로

한.중.일 동양 삼국에서 같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이 꽃의 라틴어 속명 'Primula'는 처음이라는 뜻인데,

꽃이 피는 시기로 보아 첫 봄꽃의 의미는 아닌 듯하고

계절의 여왕, 5월의 첫 꽃이라는 암시인 듯하다.

 

진화의 원리는 유전자가 서로 다른 개체간에 결합함으로써,
다양하고 건강한 후손을 낳으며 그 종족을 진화시켜 가는 것이다.
인간 사회도 가치관과 성향이 다양한 사람들, 피부색이 다른 인종이
서로 포용하고 잘 융화할 때, 그 집단과 사회가 건전하며 발전한다.

 

2012. 2. 12. 꽃이야기 37

 

 

 

 

 

 

 

큰앵초

Primula jesoana Miq.

 

높고 깊은 산의 습기가 풍부한 숲속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40cm. 앵초에 비해 잎이 크고 넓다.

5~6월 개화. 어린순은 식용한다.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설앵초

Primula modesta var. fauriae (Franch.) Takeda

 

높은 산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5cm 정도.

잎은 구두주걱모양, 잎자루와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5~6월 개화. 한국, 일본, 사할린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눈깨풀, 분취란화, 애기눈깨풀, 좀설앵초 등.

 

 

 

 

 

 

 

 

 

좀설앵초

Primula sachalinensis Nakai

 

높은 산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cm 정도.

잎이 좁고 길며, 잎자루와 톱니가 거의 없다.

6~7월 개화.

한국(낭림산, 백두산), 사할린 등지에 분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