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비가 오길래...뒷동산으로 빗줄기를 담으러 갔다.
우산나물은 빗줄기와 썩 어울리는 식물이다.
이곳은 해마다 우산나물을 뜯어가는 사람이 있다.
무슨 맛인지는 모르지만...아무튼 나물을 해가는 사람 덕분에 우산을 만날 수 있었다.
뜯어가지 않은 우산은 바람에 뒤집어진 우산이 되어버렸고, 덩치도 감당할 수 없이 커 졌지만..
나물 뜯어간 뒤에 새로난 싹은 4월의 우산나물 모양을 가지고 있다.
비는 꽤 왔지만..빗줄기는 잡히지 않는다.. 어두운 숲의 그늘이 빗줄기의 빛을 흡수해버리기 때문이다.
꽤 오랜 시간을 씨름하다가... 마음을 접었다.
이 빛, 이 빗줄기, 이 배경에서는 빗줄기가 잡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닳았다.
은방울꽃은 빗방울과 어울린다.
빗방울이 다 은방울이 되지 않았는가...
숲이 아주 어둡지 않아야 겨우 빗줄기가 보인다.
숲이 검으면 빗줄기가... 마찬가지로 어둠에 흡수되어서 보이지 않는다.
은방울꽃에 달린 또 다른 은방울을 찍었다.
빗줄기가 겨우....몇 가닥 잡혔다.
비가 내리고...해가 반짝 나고...
또 여우비...또는 호랑이 장가가는 비가 내릴 때
그 때 은방울꽃을 만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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