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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백두산에 피는 꽃

연변에서 만난 멸종위기종, 털개불알꽃

 

 

 

 

털복주머니란

Cypripedium guttatum var.koreanum Nakai 
 

산지의 반그늘에 나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30cm 가량.

잎술 꽃잎은 흰색에 자주색 반점이 있고 줄기에 털이 많다.

6~7월 개화. 한국(강원도 이북), 중국, 러시아, 유럽에 분포한다.

[이명] 애기자낭화, 털개불알꽃.

 

 

 

 

 

야생화를 즐겨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돈을 써가며

백두산에 가는 이유가 나름대로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그 바탕에는  백두산과 만주 일대가 

언젠가는 다시 우리 땅이 되리라는 염원이 깔려 있는 듯하다. 

지금은 갈 수 없는 북한 쪽의 백두산에 있을 만한 풀을

그곳에서라도 보고 싶어서 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에 있거나

희귀한 식물들을 실컷 볼 수 있기 때문에 가는 것 같다.  

 

털개불알꽃(국명: 털복주머니란)이 바로 그런 식물이다.

남한에서는 희귀한 이 꽃을 백두산 일대에서는 쉽게 볼 수 있고,

다른 개불알꽃 종류도 흔한 들꽃처럼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나도 그 유혹에 못 이겨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한 지역을 갔다.

그곳에서 한 자리에서 열 가지가 넘는 개불알꽃의 변종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한 조선족 택시기사가 '지금 조선족이 위기'라면서 하는 말이

1992년, 한중수교 이후에 조선족 여성들이 돈을 벌려고

한국으로 몰려가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는 조선족이 50만 명이 넘는다.

문제는 이들 대다수가 젊은 여성과 가정주부들이라는 점이다.

원래 중국 땅에 200만 정도의 조선족이 살고 있었다고 하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중국내에는 150만의 조선족이 있고

그 중 100만 정도가 남자, 50만 정도는 할머니와 여자아이들이다.

이런 인구 구조라면 조선족은 지금 당장 대가 끊기는 상황이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요즈음 중국에서 조선족 처녀를 찾기 힘들뿐더러

주부들 까지도 한국에 눌러앉아서 무너진 가정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이 문제는 한민족의 장래를 위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문제다.

민족혼이 살아있는 나라라면 어떻게 이런 문제를 방관할 수 있단 말인가?

그곳에서는 개불알꽃이 멸종위기종이 아니라 조선족이 멸족위기족이다.

백두산족이라고도 불리는 조선족이 백두산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개불알꽃’의 우리나라 표준 식물명은 ‘복주머니란’이다.

이 이야기를 쓰면서 표준식물명을 쓰지 않은 까닭이 있다.

겨레의 장래를 걱정해야할 사람들이 혈세를 받아먹으면서

밥그릇 싸움이나 하고 있으니 이 꽃 이름이 입에 맴도는 것이다.

'이런 '복주머니(?)' 만도 못한 위인들 같으니라고...'

 

2011. 11. 20. 꽃이야기 14

 

 

 

 

복주머니란(흰색)

Cypripedium macranthum Swartz

 

높이 30~50cm. 5~6월 개화.

한국(전역), 일본 및 유라시아 대륙의 북부지역에 분포한다.

[이명] 자낭화, 개불알꽃.

 

 

 

 

 

 

 

 

다른 색의 복주머니란. 과거의 미색복주머니란으로 추정

 

 

 

 

 

 

 

 

 

 

 

 

 

노랑복주머니란

Cypripedium calceolus Linne

 

높이 20~50cm. 복주머니란과 닮았으나 노란색 꽃이 핀다.

6~7월 개화.

한국(북부) 일본, 유라시아 대륙의 북부지역에 분포한다.

 

 

 

 

 

 

 

 

얼치기복주머니란

Cypripedium X ventricosum Sw.

 

노랑복주머니란과 복주머니란 사이의 교잡종이며,

모종과의 역교배로 형태적 변이가 심하다.

종래의 자주복주머니란, 겨자복주머니란, 양머리복주머니란

은 다양한 변이체들로 해석된다.

(이남숙 지음. 한국의 난과식물 도감에서 인용)

 

 

 

 

 

 

다른 색상의 얼치기복주머니란.

과거에 양머리복주머니란으로 불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