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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1. 8. 25 (목) 울릉도를 떠나며...

 

 

울릉도의 마지막 날이다. 날씨도 좋을 것 같다.

나리분지의 꽤 넓은 밭을 놀리고 있다. 묵은 밭은 달맞이꽃이 점령하고 있다.

농사지을 사람이 부족한 탓일는지 모른다.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벽에 붙어 있는 낙서들에는 알만한 분들의 흔적이 많았다.

 

 

 

 

바로 이 집이었다. 이 집은 딸만 넷이다. 그 중에 둘째만 시집을 갔고...

맏이가 올해 서른이라든가... 귀엽고 상냥하고 아주 됨됨이가 되었는데...

 

이 집을 나오면서 인사를 하는 큰 딸에게,

"내가 내년 오월에 여기 또 올낀데, 그 때까지 시집 안가고 있을껴?" 다그치니까....

얼굴을 붉히면서.. "저 시집 가야되는데예...." 한다.

좋은 신랑감 있으면 중매해주고 싶은 훌륭한 처자다.

그러믄 울릉도 알부자집 맏사위가 되는건디...

 

 

나리분지에서 콤비버스로 내려와 이곳 천부항에서 큰 버스로 갈아타고 도동항까지 가서 배를 타면 된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찍은 현포 부근의 풍경.

이쯤에서 내렸어야 했다.

여기에 해국도 피었고, 울릉장구채도 멋진 군락이 있었는데..

울릉도 동쪽 해안을 돌아볼 생각으로 지나쳤다.

 

 

다음은 울릉군 서면으로 접어들었다.

이곳은 경치가 아름다운 통구미 부근이다. 여기도 절벽에 붙은 해국이며 울릉장구채가 있었다.

적어도 여기서는 내렸어야 했다.

 

 

울릉도 동쪽 끝인 저동에 가서 주변을 둘러보니.

아뿔싸.... 꽃이 없었다. 날은 뜨겁고, 꽃은 없고

울릉도까지 와서 이 흔한 괭이밥이나 찍고 있다니...

 

 

해변을 따라 이미 두 시간을 넘게 걸어도 도무지 꽃이 보이지 않는다.

도동 등대 가는 길에서 본 저동항의 경치가 멋지다.

성인봉은 구름속에 사라지고..... 그런데 꽃이 없다.

 

 

하늘도 이렇게 멋진데... 앞에 놓을 꽃 한 송이가 없다니...

 

 

다시 도동 등대에서 여객선을 타는 바닷가 길로 걸어오는데...

꽃이라고는 고작 이 정도다. 갯기름나물일까?

 

 

이것은 아마 명아주과의 풀일 것이다.

바닷가에 자리잡은 탓인지 보통 명아주보다 잎이 두텁다.

 

 

이제 도동항이 가까와지고 있다.

울릉장구채는 꼭 만나고 가야되는데.....

 

 

너무 땀을 많이 흘려서.... 간이 휴게소에서 맥주 한 잔!

이 때 맥주 맛이 일품이다.

 

 

울릉도의 바다는 이렇게 푸르다.

돌돔 새끼들이 헤엄치고 있다.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지나가는 아지매 A : 고기가 저래 많은데 와 몬잡노?

지나가는 아지매 B : 고기가 안 무니끼네 몬잡재....

지나가는 아지매 C : 요새 고기들도 약았다 아이가...

 

사람들 많이 지나가는 길목에 낚시하는 분들.. 귀가 여간 간지럽지 않다.

 

 

드디어 나타났다. 울릉장구채.

나를 환송하러 항구에 나와있었구나!

 

 

오징어는 죽어서 내게 작별인사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