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암산 지역을 벗어나 광치령을 넘어 설악에 드니 오후 네 시를 넘기고 있었다.
흘림골 입구에 차를 세우고 4시 반부터 등선대(登仙臺)를 오르기 시작했다.
신선이 올라갔다는 봉우리인지, 올라가면 신선이 된다는 뜻인지 모르겠다.
해발 1000미터가 약간 넘는 등선대 정상까지는 1.2 km, 한 시간 정도 걸린다.
흘림골 출발점의 위치가 해발 600미터 정도 되니까, 불과 400미터 고지를 등산하는 셈이다.
등선대 정상에서 바라본 설악의 풍광이다. 저 멀리 한계령휴게소가 보인다.
금마타리가 이제 막 피고 있다.
저켠 절벽에 붙은 산솜다리....
4년 전인가, 설악산 줄기인 안산에서도 너무 멀리 있어서 잡지 못했는데
이곳에서도 역시 너무나 먼 당신이다.
역시 가까이 할 수 없는 그대...
많이 크롭한 사진이다.
난장이붓꽃이 돌틈에서 피고 있다.
절벽 돌부리에 발 하나 얹고, 그 옆 나무 줄기에 한 다리를 버티며 달달달 떨면서 찍었다.
더 이상 욕심을 부리면 내 안전이 매우 위험해 진다.
저녁 여섯 시가 넘었는데 이 높고 깊은 산에 나 혼자 밖에 없기 때문에....
아마 동반자가 있었더라면 밀어주고 받쳐주고 보다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었을까 싶다.
이건 저 아래 계곡을 내려다 보면서 찍은 사진이다.
여기서 욕심을 부리면... 200여 미터를 굴러내려간 다음,
염라대왕을 직접 만나뵐 수 있다.
가까운 곳엔 단 한 송이..
돌아오면서 다시 미련이 남는 곳...
도깨비부채다. 이제 꽃대를 올리고 꽃망울을 맺은 상태다.
ISO를 올려서 그렇지, 날은 어둑어둑, 도깨비가 출근할 시간이 다 되었다.
꽃이 활짝 피면 어떤 모습일까. 무척 궁금하다.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
도깨비가 사는 동굴일까? ㅎㅎㅎㅎㅎ
참 재미있는 곳이다.
등산로 바로 옆에 있어도 올라갈 때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 한) 보이지 않고
내려올 때는 느닷없이 짠~~ 하고 나타나 묘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
컴컴한 구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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