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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1. 5. 3 (화) 울릉도 탐사 둘째 날

오늘은 성인봉을 오르기로 했다.

나리분지의 해발 고도는 약 450m 정도이고 성인봉은 984m다.

 

출발해서는 역시 큰두루미꽃의 바다를 1km이상 건너야 한다.

나리분지와 오뚜기 모양으로 이어져 있는 알봉분지에서 고추냉이 자생지를 보고

본격적으로 성인봉 가파른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했다.

 

거기서부터는 큰두루미꽃이 별로 없고,

섬노루귀, 명이나물, 섬말나리, 윤판나물아재비가 온 산을 장악하고 있었다.

해발 750m 정도 되는 곳에서 섬현호색 서너 개체를 만났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성인봉 정상부근에.... 이런 간판이 있었다.

 

"섬현호색 자생지, 희귀종, 멸종위기종이니 어쩌고" 하는 간판....

그 간판 부근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섬현호색의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그것은 이런 말과 같은 것이다.

"이곳에 금덩어리를 묻지 않았으니 절대로 파보지 마시오"

 

성인봉 등산로 입구에는 50여대가 넘는 차량들이 주차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대부분 명이나물을 뜯으러온 울릉도 주민들이었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한 50대 쯤 되어보이는 아주머니가 큰 나물 배낭을 짊어지고 내려오길래...

그 무게가 얼마나 가냐고 물었더니 약 25kg쯤 된다고 했다.

그러면 그걸 팔면 얼마쯤 받느냐고 물어보니까 한 30만원 정도 받는다고 했다.

울릉도에서 나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기간은 약 한달 반이라고 하니 그 소득을 짐작할 수 있다.

 

5kg도 채 안되는 카메라배낭을 메고 졸졸 따라오기가 어쩐지 미안해서

다른 길로 탐사를 하면서 내려왔다.

 

섬노루귀,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그 느낌이 엄청나게 다르다.

꽃과 잎의 지름이 육지 노루귀의 3배는 넘는다.

그러면 면적은 약 10배가 되고 부피는 30배 가까이 된다.

육지의 노루귀가 울릉도에 오면 거인국에 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