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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1. 3. 13 (일) 풍도 탐사기 (1)

 

 

풍도는 고기가 풍성해서 풍도(豊島)라고 한다.

지금은 꽃이 풍요로울 때다.

아직 안개 이슬이 마르지도 않은 시간

꽃을 찾은 사람들로 붐빈다.

사람을 빼고 광각렌즈를 사용하기가 어렵다.

 

 

변산바람꽃... 아니 근래에 풍도바람꽃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고 했다.

꽃이 막 피어나기 시작해서 온 산자락이 잔설처럼 하얗다.

카메라로 구도를 잡으려고 하면, 꼭 사람이 지나간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피해서, 비록 멋진 구도는 나오지 않지만

최초 상륙한 사람들이 어느 정도 분산될 때까지

언덕너머 조용한 곳에서 풍도바람꽃의 미모를 감상하기로 했다.

 

 

이곳의 바람꽃은 다른 곳보다 꽃이 똘망똘망하고 색이 맑다.

그리고 꽃잎이 육지의 것보다 넓어서 복스러운 느낌이 더하다.

 

 

바람이 없이 안개만 자욱한 날이라....

카메라를 살짝 흔들어 봄바람의 느낌을 만들어 보았다.

아직 복수초는 꽃잎을 열지 않았다.

 

 

사람이 찾지 않는 한적한 곳을 뒤져도 꽤 그림이 되는 곳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안개는 자욱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꽃밭에 바글바글해서

작은 산을 하나 너머 노루귀와 대극 동네를 한 바퀴 돌아왔다.

볕이 나면 필 수 있는 상태지만... 아직은 이른 시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흩어질줄 알았더니...

웬걸, 무슨 등산팀이 이곳에 야생화 좋다는 소문을 듣고서는

120명이 무더기로 상륙했다.

저마다 자그마한 카메라 하나씩 들고 꽃 옆에 앉아서 기념촬영을 한다.

어떤 아점이 자기 독사진 하나 찍어달래서 자원봉사도 했다.

바로 이곳에서...

 

 

아직도 안개는 걷히지 않고 바람 한 점 없는 날씨라...

다중촬영으로 봄바람의 느낌을 만들어 보았다.

시원찮다.

 

 

그래도 분위기 없는 이 모습보다는

뭔가 느낌이 있어서 좋은 듯도 하고...

 

 

이리 저리 용을 써봐도 재주가 메주다.

지금부터 꽃멀미가 시작되려나보다...

현란한 꽃에 .. 감각이 무디어진다....

 

 

문득 한 송에 꽃에서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고는 렌즈를 들이대보니...

꽃잎이 변한 것이라는 초록색 꿀샘에 낯선 녀석이 뭔가를 빨고 있다.

한참을 보노라니.. 일곱개 꿀샘을 차례로 방문하고 있있다.

가장자리에 있는 수술은 꽃밥을 부풀리고 있다.

저 꽃밥은 이 곤충의 머리통과 같은 사이즈다.

이 곤충이 이 꽃의 꽃가루를 다른 꽃으로 가지고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