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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0. 9. 27, 28 퇴근길 동네 두 바퀴

 

 

이젠 퇴근 후에 동네를 나가도 햇볕을 보기가 어렵다.

동네가 대부분 산 그림자에 잠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왕고들빼기, 유홍초, 나팔꽃, 고마리같은 꽃들은

오후 서너시가 되면 꽃을 접어버린다.

 

 

산박하나 참취 같은 꽃들은 날이 저물어도 꽃을 접지 않는다.

그래도 앞으로 한 보름 지나면 이들 마저도 어두워서 찍기 힘들어질 것이다.

 

 

나도송이풀이 피었다.

날이 많이 어두워졌다.

 

 

땅엔 어둠이 짙으나 하늘은 아직 밝다.

부드러운 모양의 구름이 한 장 찍어보라 한다.

 

 

구름에다가 참취 꽃을 2중으로 촬영을 해보니

제법 그럴싸한 이미지를 얻었다.

 

 

다중촬영에 재미가 붙었다.

노을을 짙게 넣고 참취를 담아보았다.

 

 

이런거 자주 찍다가 혹시 소 뒷발로 쥐잡기로 작품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것도 2중 촬영이지만... 두 피사체의 위치가 맞아떨어져서

다중노출이 아닌 것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저문 하늘에 대고 한 컷, 땅에 핀 꽃에다 한 컷...

끝내 맘에 드는 이미지는 건지지 못하고 날이 저물었다.

 

 

오늘도 혹 다중촬영을 할만한 것이 없나 찾아봤지만...하늘엔 구름 한 점도 없다.

벼가 익어 가는 논에 볕이 딱 한 다랑이 남았다.

볕 한 쪼가리라도 남았을 때, 열매를 맺은 독활이나 담아 둬야지...

어느 틈에 (꽤 유식한 체 하는) 동네 노인 한 분이 와서 참견을 한다.

"선상님은 이게 머신줄 알고 찍는거여?"

 

"지난 번에 어떤 어르신께서 이것이 땅두릅이라고 하던데요?  옛날에는 밭에 심어서 먹었다면서요?"

 

 

"선상! 긍게 내말 좀 들어보란 말시... 사람들이 이거이 땅두릅으로 알고 있는디, 에헴~~~

땅두릅이란 산에 있는 두릅을 먹기 편하게 밭에다 옮겨 심은 거시다는 말시.

이건 그게 아녀. 봐 이거는 잎도 다르고 줄기에 가시도 없자녀?"

 

"아 예, 저도 땃두릅을 땅두릅으로 잘 못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마저 마저, 이거는 땃두릅이여. 선상은 지대로 알고 있었구먼~~"

 

 

동네 어르신과 이야기 하느라 날이 더 어두워 졌다.

무슨 분취인지 모르지만... 이것 밖에는 찍거리가 없었다.

 

 

별로 찍을 것도 없었거니와  몇 컷 찍어보지도 못하고 날이 어두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