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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0. 7. 19 (월) 퇴근길 동네 한 바퀴

 

 

요즘은 퇴근길에 찍을 거리가 별로 마땅찮다.

집을 나서서 작은 저수지를 지나는데 온갖 잠자리들이 놀고 있었다.

이 잠자리는 밀잠자리류로 보이는데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

 

 

나비잠자리는 그 모양이 워낙 특이해서 한 번 들어도 잊히지 않는 이름이다.

이 잠자리는 그 어느 잠자리보다도 경계심이 많아 곁을 잘 주지 않는 편인데...

가까이 다가가도 얌전하게 모델이 되어주었다.

똑똑한 잠자리다. 내가 착한 사람이라는 걸 아는 걸 보면....

 

 

나비잠자리가 거미줄 위에 앉았다. 스릴을 즐기는 걸까?

거미줄에 방가지똥의 꽃씨가 붙어서 거미줄이 다 노출되어 버렸다.

배가 부른 탓인지 날씨가 더운 탓인지....거미는  재건축을 할 생각도 않고

해먹속에 들어가 조용히 쉬고 있다.

 

 

이 잠자리는 좀잠자리류로 보인다.

나비잠자리와 거미줄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서

누가 더 배짱이 좋은가 겨루고 있는 듯...

 

 

솔나물은 이제 끝물인 듯하다.

오늘은 솔나물 꽃 접사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너무 작은 꽃이라... 어느 정도 다가가도 꽃의 형체가 불분명하다.

더구나 강렬한 햇빛에 노란 꽃의 윤곽에서 난반사까지 일어난다.

 

 

인내력 테스트도 할 겸, 바람에 흔들리는 꽃을  근접촬영을 시도했다.

수십 장의 사진 중에서 그나마 촛점이 괜찮은 것 한 장을 골랐다.

꽃잎이 넉 장인 솔나물은 이래서 '꼭두서니' 가문의 식물임을 알게 된다.

 

 

오늘 퇴근길 출사의 목적은 왕원추리다.

흔히 원예종으로 조경용으로 심는 꽃인줄 알았더니, 남도의 들녁에서 흔히 눈에 띈다.

산과 들이 만나는 지역에 주로 자라는 것으로 보아 사람이 심어 가꾸는 것 같지는 않다.

 

 

지금부터는 화요일 사진이다.

이틀째 여러군데서 이 꽃을 찾아 본 결과 야생에서도 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볼품없는 사진은 왕원추리가 겹꽃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사진이다.

백합과의 꽃들은 대체로 여섯장의 꽃잎을 가지는 식물들이 많은데,

이 왕원추리는 내부에 대여섯장의 작은 꽃잎이 따로 있어서 겹꽃이 된다.

이 내부 꽃잎은 수술의 일부가 변형된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 찍어도 그리 볼품이 있는 꽃은 아니지만

모처럼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그림을 만들어 준다.

 

 

월요일과 화요일에 걸쳐 왕원추리를 집중적으로 찾아다닌 결과

이제는 먼 발치에서도 왕원추리와 홑왕원추리를 구분할 수 있겠다.

 

 

지금 남도에는 노랑원추리도 한창이다.

나는 날이 어두워 집으로 돌아가고

노랑원추리는 이제 저녁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