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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기/탐사일기

2010. 5. 2 (일) 동네 한 바퀴

 

 

요즘 동네 한 바퀴 탐사는 옥녀꽃대로부터 시작한다.

집 바로 뒤에 옥녀꽃대의 군락이 있어서 살펴보고 가는 참이다. (09:00 경)

 

 

옥녀꽃대 주변을 둘러보니 선밀나물이 꽃을 잘 피웠다.

그 주변에는 애기나리가 온 산을 뒤덮고 있는데 아직 5% 정도 밖에 꽃을 피우지 않았다.

 

 

선밀나물은 암수 딴그루다. 이것은 아마 수꽃일게다. 수술만 달고있으니..

주변을 둘러 보았는데 암꽃은 눈에 띄지 않고... 다른 수꽃도 보이지 않는다.

이 선밀나물은 우연히 어느 먼 곳에서 온 것인가...

자손도 퍼뜨리지 못할 만큼 색시감이 먼 곳에 있는 것은 아닐까?

 

 

우산나물은 오늘처럼 볕 좋은 날에는 양산나물이 된다.

5월 5일에 비 예보가 있는데, 비가 내리면 좋은 그림이 되겠다.

 

 

오늘 목표는 나도물통이가 터지면서 꽃가루를 퍼뜨리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인데...

11시경에 나도물통이 군락에 도착하니.... 꽃가루를 터뜨리는 꽃이 거의 없었다.

몇 시간 동안 주변을 탐사하다가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물 가를 좋아하는 미나리냉이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긴사상자도 물을 좋아하는 식물 같다.

씨앗이 뱀모양을 닮아서 사상자(蛇床子)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사상자...이래저래 좋은 느낌이 들지 않는 이름이다.

 

 

광대수염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 꽃을 보면 여러 부분에서 수염을 닮은 느낌이 들기는 하다.

옆으로 퍼진 잎은 양반 수염처럼 보이고...

꽃 뚜껑 같은 하얀 부분은 카이젤 수염처럼 보이고....

꽃받침 부분에 날카로운 수염은 산적수염처럼 보이는데,

도대체 광대수염은 어디에 있담?

 

 

숲 속에서 옥녀꽃대도 만나고... (12:00 경)

 

 

참꽃마리도 꽃을 피우고 있다.

나비 한 마리가 지나가다가 우연히 카메라에 잡혔는데..

자세가 영 나비답지 않게 포착되었다.

 

 

잎 가운데 자주색 줄무늬가 있는 제비꽃이 뭐라카던데...

오락가락한다... 졸방제비꽃이라 카던가?? (13:00 경)

 

 

벌깨덩굴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벌들은 다 어디서 무얼 하는지 보이지 않는다.

벌들도 일요일이라 출근하지 않는 것일까?

 

 

별꽃.... 졸졸졸 흐르는 냇물의 빛망울을 별로 보이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아차!!! 작년에 찍는 방법을 연구해 두었었는데 깜박했다.

치매끼가.... 날로 심해지는 듯하다. (14:00 경)

 

 

나도물통이 군락으로 돌아오니 한창 꽃가루를 터뜨리고 있었다. (15:00 경)

꽃가루가 터져나오는 것은 예고 없이 0.01 초 정도에 터진다.

무려 두 시간을, 말 그대로 눈이 빠지게 4~500 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투자했지만

실패했다..... 그것을 잡을 수 있는 확률과 로또 1등 당첨 확률이 비슷할 것 같다.

 집으로 돌아와서 어떻게 하면 그 순간을 잡아낼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산들 부는 봄바람과 저녁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이

좋은 그림을 만들어 주었다. (17:30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