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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4 나무에 피는 꽃/북방 높은 산의 나무

천국의 카펫 담자리참꽃



 














담자리참꽃

Rhododendron lapponicum subsp. parvifolium var. alpinu (Glehn) T.Yamaz. 

  

고산초원에서 한 뼘 미만 높이로 자라는 진달래과의 늘푸른 떨기나무.

6월 중순부터 진달래꽃과 비슷한 꽃 서너 개가 줄기 끝에 달린다.





 

유월 중순 백두의 고산초원에 눈이 녹으면 눈길 닿는 끝까지 꽃밭이 된다.

그 꽃밭은 자줏빛 바탕에 간간이 상아빛 무늬가 수놓인 카펫으로 보인다.

자줏빛은 담자리참꽃의 무리고 상아빛은 노랑만병초나 담자리꽃나무들이다.

크기가 자잘한 수많은 꽃들은 밤하늘의 별들이나 보석처럼 카펫에 박혀 있다


  

담자리참꽃은 1937년에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서 처음 나온 이름이다.

그 이전에는 모전화수毛氈花樹라는 한자 이름이 사용되었는데,

그 모전이 요즘 말로 담요이고 옛날말로는 담자리였다.

참꽃은 진달래의 다른 이름이므로 담자리참꽃은 담요를 깔아놓은 듯이 피는 진달래,

알기 쉽게 줄여서 부르자면 난장이진달래라고도 할 수 있다.


고산초원보다 낮은 지대의 습지에서는 담자리참꽃과 아주 비슷한 황산차가 자란다.

고지대에서 발목 아래로 자라는 담자리참꽃에 비해 황산차는 가슴 정도까지 자라는데,

꽃이나 잎은 전혀 차이가 없어서 어떤 학자들은 두 식물을 같은 종으로 보기도 하고,

황산차에 비해 크기가 작은 담자리참꽃을 애기황산차라는 변종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담자리참꽃의 한자명 毛氈花樹를 직역하면 다른 식물인 담자리꽃나무가 된다.

담자리꽃나무는 담자리참꽃과는 달리 찔레꽃을 닮은 꽃이 피는 장미과의 식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헷갈릴 수밖에 없는 담자리꽃나무보다는 담자리찔레라고 했으면 좋았겠다.


아무튼 누구나 백두의 고산초원을 천상의 화원으로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단테가 쓴 신곡의 3부에서 그린 천국에서는 꽃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의 천국은 하늘 높은 곳에 있어서 신비로운 구름과 황홀한 광채와 보석들이 빛나며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거룩하고 착한 영혼들이 축복을 받는 곳이다.

나의 절친한 꽃벗들은 그런 재미없는 천국에는 보내준다 해도 마다할 것 같다.

그들이 그리는 천국은 분명 백두의 천상화원 같은 곳이리라.

담자리참꽃과 담자리꽃나무의 카펫을 걸을 수 있는 그곳은 현실의 천국이다


2019. 12. 17.





                                                                                                                                         ( 김용문 님 사진 )

황산차    Rhododendron lapponicum (L.) Wahlenb.


북반부 한대지역에서 가슴 높이 정도로 자라는 늘푸른 떨기나무.

어린 가지와 잎 뒷면에 적갈색의 인모가 빽빽하게 난다.

5~6월에 가지 끝에서 지름 2cm 정도의 꽃이 2~5개씩 달린다.







 

담자리꽃나무    Dryas octopetala var. asiatica (Nakai) Nakai


고산초원에서 한 뼘 미만 높이로 자라는 장미과의 늘푸른 떨기나무.

줄기가 땅을 기며, 6~7월에 찔레꽃을 닮은 꽃이 가지 끝에 한 개씩 달린다.

꽃의 지름은 1.5cm 정도이고 꽃잎은 8~9장으로 꽃술이 노란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