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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그 곳에만 피는 꽃

한편의 영화와 산솜다리의 수난

 

 

산솜다리

Leontopodium leiolepis Nakai

 

높은 산 암석지대에 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7~22cm. 가지가 없고, 전체에 흰 솜털이 있다.

6월 개화. 한국(중, 북부) 특산 식물.

[이명] 참솜다리(북한명)

 

 

 

 

 

 

1970년대에 설악산을 찾았던 분들은 ‘에델바이스’라며,

작은 액자에 넣어서 천 원씩에 팔던 꽃을 기억할 것이다.

그 십여 년 동안에 설악산 봉우리마다 흔하던 이 꽃은

자취를 감추어서 지금까지도 숨어 사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이 참사(慘事)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영화 때문이었다.

영화 ‘Sound of Music’은 1965년 미국에서 제작되어

60년대 말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히트한 뮤지컬 영화였다.

쥴리 앤드류스가 주연한 이 영화에 좋은 음악들이 많이 나오지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곡이 바로 주제곡 ‘에델바이스’였다.

 

에델바이스(edelweiss)는 오스트리아의 나라꽃이다.

노랫말에는 그 작고 하얀 꽃에서 느끼는 행복감과 조국애가 담겨 있다.

그런데 이 영화와 에델바이스 노래가 남긴 감동의 불씨가

설악산에서 평화롭게 살던 산솜다리에게 재앙으로 번졌다.

 

 

솜다리속(屬)의 식물은 전 세계에 약 50종이 분포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는 솜다리와 산솜다리 등 다섯 종이 살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에델바이스(Leontopodium alpinum)와 우리나라의

솜다리(Leontopodium coreanum)나 산솜다리(Leontopodium leiolepis)와는

근연관계의 식물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종이다.

우리나라의 솜다리들은 먼 나라의 얼굴도 모르는 친척 때문에

죄도 없이 멸족 상태에 이르는 수난을 당하게 되었다.

 

대자연, 그것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립공원에 사는 식물을

몇 푼의 돈 때문에 마구 채취하고 박제를 해서 판 것도 문제지만,

당사자도 아닌 친척들을 멸종까지 몰고 갔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에델바이스’ 노래의 마지막 구절이 짙은 여운을 남긴다.

'나의 조국이여 영원하라 (Bless my homeland forever)'

나의 조국은 어디에 따로 있지 않고,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스며있다.

그들이 우리 삶의 터전이며 친구이기 때문이다.

 

 

2013. 9. 10. 꽃 이야기 321.

 

 

 

 

 

 

 

 

 

 

왜솜다리

Leontopodium japonicum Miq.

 

깊은 산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5~50cm.

전체에 솜털이 있으며 윗부분에 가지가 약간 갈라진다.

8~9월 개화.

한국(소백산 이북),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솜다리

 

 

 

 

다북떡쑥

Anaphalis sinica Hance

 

산지의 건조한 풀밭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35cm.

줄기에 흰털이 있고, 잎 뒷면에 회백색 솜털이 밀생한다.

7~8월 개화. 암수딴그루 식물이다.

한국(경북, 중부 이북),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개괴쑥, 구름떡쑥, 다북산떡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