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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눈녹은 산과 계곡

병균을 신기하게 찾아내는 현호색

 

현호색

Corydalis remota Fisch. ex Maxim.

 

산야에 나는 현호색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cm 가량.

땅속에 직경 1cm 정도의 구슬모양 덩이줄기가 있어서

‘땅구슬’이라고도 하며 이 덩이줄기를 여러 증세에 약용한다.

속명 ‘Corydalis ’는 꽃이 종달새의 머리 모양을 닮은 데서 유래.

4월경 개화. 한국(전역), 중국 동북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댓잎현호색, 빗살현호색, 가는잎현호색, 애기현호색 등.

 

 

 

 

 

눈이 녹은 봄의 계곡에는 현호색이 먼저 잔치를 벌인다.

우리나라에는 스무 가지가 넘는 현호색이 있고 그 색깔도 다양해서

분홍, 하늘, 연보라, 자주, 흰색과 이 색들이 오묘하게 혼합된 것도 많다.

무리지어 핀 현호색의 엷은 꽃잎 뒤에서 햇살이 비치면

그 이름처럼 현란하고 호화로운 색의 대향연이 펼쳐진다.

 

그런데 정작 한자로는 ‘玄胡索’으로 표기한다.

현호색의 현란한 색상과는 전혀 다른 의미다.

검을 玄, 오랑캐 胡, 찾을 索, 검은 오랑캐를 찾는다?

어디에도 설명이 나와 있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이름이다.

 

애써 그 의미를 찾아보았다. 

현호색은 뿌리를 한약재로 쓰며 약재의 이름이 현호색이었다.

현호색은 복통이나 치통에 진통제로 많이 쓰일 뿐만 아니라

혈행을 좋게 하고 타박상에도 치료효과가 있다고 한다.

 

 

현호색에 여러가지 한약재를 첨가해서 만든 활명수는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 의약품으로서 100살이 훨씬 넘었다.

이런 저런 사실을 엮어 내가 풀이한 현호색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우리 몸에 침입한 병원균을 오랑캐(胡)로 간주하고,

검을 ‘玄’자는 깊고 오묘하므로 현호색은

‘몸속 깊이 침입한 오랑캐를 찾아 물리치는 약’, 또는

‘병증을 잘 찾아내는 신비한 약’이라 할 수 있다.

 

억지스럽지만 이렇게 식물의 이름을 의미로 받아들이면

천 가지나 되는 꽃 이름을 쉽게 기억하고 친해지기가 쉽다.

요즘은 좋은 약이 많아서 자주 쓰이지 않지만,

현호색은 여전히 신비한 치유의 은사를 베풀고 있다.

 

맑게 갠 봄날 이른 아침에 숲을 찾았다.

현호색은 꽃잎마다 무수한 빗방울을 달고 찬란하게 반짝였다.

그곳이 천국의 꽃밭이었다.

마음의 병과 육신의 병을 다 치유해줄 것 같은

신비로운 행복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2009. 7. 29.   꽃 이야기 172.

 

 

 

 

 

점현호색

Corydalis maculata B.U.Oh & Y.S.Kim

 

반그늘진 계곡 부근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20cm.

한국특산식물로 경기도 천마산, 명지산, 가리산, 강원도 설악산,

공작산 등지에 분포한다.

잎에 흰색 반점이 있고 다른 현호색들에 비해 대형이다.

4~5월 개화. 주로 푸른색의 꽃이 핀다. 덩이줄기를 약용한다.

 

 

 

 

 

 

 

들현호색

Corydalis ternata Nakai

 

논과 들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5cm 정도.

보통 현호색이 반그늘에 사는데 비해 들현호색은 양지에서 자란다.

4월 개화. 꽃의 색이 대체로 진분홍색으로 변이가 거의 없다.

땅속에 둥근 덩이줄기가 여럿 달려 번식하고, 덩이줄기를 약용한다.

한국 (전남, 경남, 중부, 평남, 평북 지역에 주로 분포) 및

중국 동북 지방에 분포한다.

 

 

 

 

섬현호색

Corydalis filistipes Nakai

 

산지의 숲 그늘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30cm.

5월 개화. 덩이줄기를 약용한다.

한국(울릉도) 특산 식물.

성인봉 주변에 자생한다.

 

 

 

 

 

 

갈퀴현호색

Corydalis grandicalyx B.U.Oh & Y.S.Kim

 

높은 산의 낙엽 활엽수림 아래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20cm.

4~5월 개화. 꽃 옆에 갈기 모양의 돌기가 나온다.

주로 푸른색 계열의 꽃이 피나, 흰색 꽃이 피는 것도 있다.

덩이줄기를 약용. 주로 강원도의 고산지역에 분포한다.

 

 

 

 

 

 

조선현호색

Corydalis turtschaninovii Besser

 

양지바른 풀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20cm 내외.

3~4월 개화. 옅은 자주색 계열의 꽃이 핀다.

다른 현호색들과 다르게 꽃차례에 잎이 섞여서 나므로,

첫눈에 다른 느낌을 받는 꽃이다.

한국, 중국 동북 지방,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좀현호색

Corydalis decumbens (Thunb.) Pers.

 

산기슭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cm 정도.

묵은 덩이줄기 위에 새로운 덩이줄기가 생기고

세 갈래로 갈라진 작은 잎은 작은 계란모양이다.

5월 경 개화. 거에 주름이 있다. 덩이줄기를 약용한다.

한국(제주도, 중부지방),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제주현호색

 

 

 

 

 

남도현호색

Corydalis namdoensis B.U.Oh & J.G.Kim

 

2004년에 신종으로 등록되어 아직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관련 정보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보통 현호색들보다 크기가 전체적으로 작다.

대체로 흰색에 가까운 꽃이 피고 청색 줄무늬가 있다.

3~4월 개화.

 

 

 

 

 

 

쇠뿔현호색

Corydalis cornupetala Y.H.Kim et J.H.Jeong

 

2007년에 신종으로 등록되어 아직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관련 정보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경북 경산일대의 야지에서 자생하고 있으며 꽃의 아래, 위에

독특한 청색 줄무늬가 있고 꽃과 잎이 홀쭉한 편이다.

3~4월 개화.

 

 

 

 

 

날개현호색

Corydalis alata B.U.Oh & W.R.Lee

 

2009년에 신종으로 등록되어 아직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관련 정보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주로 포항 서북부의 산자락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거의 아랫부분에

날개 모양의 돌기가 달려있다. 이 날개가 갈라져 있는 것은 갈퀴

현호색, 수염처럼 길게 뻗어있으면 수염현호색이라고 한다.

4~5월 개화. 꽃의 색과 잎의 모양은 다른 현호색들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