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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2/높고 깊은 산에서

노루오줌이 남긴 숙제

 

 

노루오줌

Astilbe rubra Hook.f. & Thomson

 

산지에 나는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70cm 가량.

줄기는 곧게 서고, 2~3회 갈라지기도 하며, 잎은 어긋난다.

7~8월 개화. 어린순은 식용, 전초는 약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노루풀, 왕노루오줌, 큰노루오줌

 

 

 

 

 

 

노루오줌 씨앗 1kg을 만 원에 판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노루오줌에 관한 자료를 검색하다가

이런 광고를 보고는 참 별걸 다 판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으로는 노루오줌 꽃이 별로 예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특별한 효용이 있다는 소리도 듣지 못했는데,

그 씨앗을 사서 어디에 쓸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내친김에 다른 야생화의 씨앗도 팔고 있는지 살펴보았더니,

어떤 원예회사에서 노루오줌을 포함해서 할미꽃, 쑥부쟁이,

타래붓꽃, 구절초, 딱지꽃, 패랭이꽃 등 스무 가지 남짓한

야생화의 씨앗을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이들은 수천 가지의 야생화 중에서 관상가치가 있고,

씨앗으로 번식하기가 쉽기 때문에 팔고 있을 것이다.

노루오줌이 이 리스트에 오른 것은 꽃이 예뻐서라기보다는

숲이나 양지나 높은 산이나 낮은 산이나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잘 자라는 장점이 더 크게 작용한 듯하다.

 

 

사실 노루오줌은 다른 식물보다도 색상 변이가 많아서

고혹적인 진분홍색의 꽃이 있기는 하다.

흔히 볼 수 있는 노루오줌의 꽃은 연한 분홍색이지만,

높고 깊은 산에서는 맑고 짙은 색의 꽃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 노루오줌이라는 이름은 좀 그렇다.

이 이름은 노루가 살법한 산속에 자라면서

약간 지릿한 냄새가 나는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나는 이 노루오줌에서 별다른 냄새를 느끼지 못했지만,

후각이 예민한 사람은 약한 지린내를 느낀다고 한다.

그 냄새가 노루의 오줌 냄새인지는 더구나 알지 못한다.

 

우리 야생화의 이름 중에 노루가 들어간 것이 꽤 있다.

노루귀, 노루삼, 노루발, 노루오줌 같은 것들인데,

정말 이 풀들과 노루와 어떤 유대가 있는지는

몇 년이 걸리더라도 즐겁게 하고 싶은 숙제다.

 

 

2013. 9. 12. 꽃 이야기 326.

 

 

 

 

 

 

 

노루삼

Actaea asiatica H. Hara

 

산지의 그늘에 나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60cm 가량. 뿌리줄기가 짧고 비대하다.

5~6월 개화.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 사견이지만, 노루가 다니는 산에 흔히 자라며,

전초와 뿌리의 모습이 산삼과 비슷하다는 이름인 듯하고,

노루가 이 식물을 먹는지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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