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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언제나 어디서나

아름다운 추억의 박제, 토끼풀

 

 

 

토끼풀

Trifolium repens L.

 

풀밭에 나는 콩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cm 가량. 4~10월 개화.

유럽 원산으로 목초로 들여 온 것이 널리 번졌다.

아일랜드의 국화이며 ‘클로버’라고도 부른다.

 

 

 

 

 

 

 

살아오면서 서른 번이 넘게 이사를 다녔다.

삼십년이 넘도록 군 생활을 했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책들과 헤어져야했던 일이 아쉬웠다.

남을 주거나 버린 책이 못해도 천 권은 넘을 터인데,

40년 가까이 간직하고 다닌 책이 대여섯 권 있다.

 

그것은 소월시집, 윤동주시집 같은 시집들이다.

누렇게 변색되고 낡은 그런 책들을 열면

 아직도 책갈피에 박제된 네잎클로버가 남아있다.

 

토끼풀의 꽃말은 ‘행복’이고 잎이 네 개 달린 것을

만나면 ‘행운’이 따른다는 전설이 있다.

사람은 토끼풀을 보고 행복과 행운을 기원하지만,

식물의 입장에서 토끼풀은 축복받은 풀이다.

 

 

토끼풀은 언젠가 서양에서 들어와서 우리나라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번성하는 풀들 중의 하나다.

‘번성’은 생명체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자 성공이다.

토끼풀이 그 어느 들풀보다 번성하는 데는

땅과 곤충과 동물들에게 아낌없이 베풀고

그들끼리 서로 돕는 미덕이 있기 때문이다.

 

토끼풀의 뿌리는 질소를 품어서 땅을 기름지게 하고,

소담스럽고 하얀 꽃은 벌들에게 풍부한 꿀을 주며

부드러운 줄기와 잎은 초식 동물의 좋은 양식이 된다.

물론 그 이름처럼 토끼들도 좋아하는 풀이다.

 

그리고 꽃과 꽃끼리 서로를 보듬고 도와가며 산다.

한 송이의 토끼풀 꽃은 수많은 작은 꽃들이 뭉쳐난 것이다.

먼저 핀 꽃이 수분을 했더라도 바로 시들어 떨어지지 않고

꽃을 크게 보이도록해서 벌들을 부르는 일을 거들고 있다.

 

푸른 초원에 무리지어 꽃 피우는 토끼풀을 보노라면

그 풍요로움과 베풂에서 오는 평화와 행복이 느껴진다.

‘행복’이라는 토끼풀의 꽃말은 그래서 생긴 듯하다.

 

나는 가끔 빛바랜 책갈피를 넘겨본다.

사십년 전, 누군가 내게 준 행운은

지금 작은 행복으로 박제되어 있다.

 

 

2013. 9. 11. 꽃 이야기 322.

 

 

 

 

 

 

 

 

 

붉은토끼풀

Trifolium pratense L.

 

풀밭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40cm.

유럽에서 목초로 들여온 것이 널리 퍼져나갔다.

4~10월 개화. 토끼풀보다 꽃과 잎, 키가 크고

줄기에 털이 많다.

 

 

 

 

 

노랑토끼풀

Trifolium campestre Schreb.

 

주로 바닷가 풀밭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높이 10~25cm. 4~6월 개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제주도, 울릉도, 진도, 태안반도 및

경기 남양주일대에서 발견되었다.

 

 

 

잔개자리

Medicago lupulina L.

 

들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줄기가 50cm 정도

옆으로 번지며 전체적으로 털이 밀생한다.

5~7월 개화. 전초를 사료용, 비료용으로 쓴다.

유럽 원산 식물로 한국에 귀화.

[이명] 승앵이자리

* 잔개자리는 줄기가 녹색, 잎 끝 가운데에 뾰족한 침 모양이고,

노랑토끼풀의 줄기는 자주색, 잎 끝 가운데가 옴폭 들어간 모양이다.

 

 

 

 

자주개자리

Medicago sativa L.

 

들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90cm.

전체에 털이 없고 줄기는 곧게 선다.

7~8월 개화. Alfalfa라고 알려진 목초로서

지중해 연안 원산으로 사료 작물로 도입되었다.

[이명] 자주꽃개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