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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눈녹은 산과 계곡

억울한 이름을 얻은 개별꽃

 

 

개별꽃

Pseudostellaria heterophylla (Miq.) Pax

 

숲 속에 나는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10~15cm.

가는 고구마 모양의 뿌리가 1~2개씩 달린다.

줄기는 1~2개씩 나오고 흰털이 있으며, 잎은 마주난다.

4~5월 개화. 어린 식물은 식용, 성숙한 식물은 약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우수리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다화개별꽃, 들별꽃, 선개별꽃, 미치광이풀

 

 

 

 

개별꽃만큼 억울한 이름을 얻은 식물도 없을 것이다.

별꽃들보다 꽃도 크고, 무리지어 피는 모습도 아름다워서

사람들로부터 감탄사를 훨씬 많이 받는 꽃인데도

그 이름에 볼썽사납게 ‘개’를 뒤집어썼으니 말이다.

 

기왕에 ‘개’가 붙었으니 굳이 그 까닭을 추측해보자면,

‘별꽃’은 다섯 장의 꽃잎이 V자로 갈라져서 10장처럼 보이고

그것이 별이 반짝이는 모습으로 보이는데서 유래된 이름인데

개별꽃들은 꽃잎이 그렇게 갈라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종에 비해 그 형질이 떨어질 때

그 이름 앞에 ‘개’라는 접두사를 붙여서 쓰는 경우가 있지만

서양에서는 가짜라는 의미를 가진 'pseudo'라는 접두사를 쓴다.

 

서양에서는 개를 좋지 않은 의미로 쓰는 일이 거의 없다.

유목과 수렵을 주로 하던 서양인들에게 있어서 개는

사냥의 동반자이며 가축을 돌보는 보조자였기 때문에,

개를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mens best friend)'라고 불렀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사회, 즉 농경문화와 유교적 가치관으로 개를 보면,

농사일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아무에게나 꼬리를 흔들며 쫄랑거리는 지조 없는 동물이거나,

귀한 사람도 몰라보고 함부로 짖어대는 예의 없는 놈이었고,

길거리 아무데서나 뒤를 붙는 천하의 상것이었다.

 

개별꽃에는 천대받는 듯한 이름과는 반대되는 귀한 이름도 있다.

이 꽃의 뿌리가 인삼의 어린뿌리인 미삼을 닮은데다가

원기를 돋우며 폐와 위에 좋은 효능이 있고,

쌉쌀한 맛까지 인삼을 닮아서 동삼(童參)이라고도 한다.

또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태자 무덤에 많이 자란다고 해서

태자삼(太子蔘)이라는 귀한 이름도 가지고 있다.

 

별꽃은 약효 없이도 예쁜 이름을 얻고,

인삼에 버금간다는 개별꽃은 천한 이름을 얻었으니,

내가 개별꽃이라도 참 억울하겠다.

 

 

2013. 8. 5. 꽃 이야기 281.

 

 

 

 

 

 

덩굴개별꽃

Pseudostellaria davidii (Franch.) Pax

 

산지의 나무 밑이나 음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5cm 가량. 고구마 모양의 덩이뿌리가 굵다.

줄기는 꽃이 핀 다음 옆으로 길게 뻗는다.

5~6월 개화. 한국, 중국, 몽골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덩굴미치광이, 둥근잎미치광이

 

 

 

 

숲개별꽃

Pseudostellaria setulosa Ohwi

 

산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5~30cm.

원줄기는 사각형, 2줄의 털이 있다.

5~7월 개화. 한국(설악산 이북), 일본,

중국 동북 지방,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털개별꽃, 털들별꽃, 가는잎들별꽃

 

 

 

 

 

큰개별꽃

Pseudostellaria palibiniana (Takeda) Ohwi

산지의 응달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10∼20cm.

가지가 갈라지지 않으며 털이 2줄로 돋는다. 4∼6월 개화.

어린순을 식용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민개별꽃, 선미치광이풀, 좁은잎개별꽃, 큰들별꽃(북한명) 등

* 개별꽃류는 꽃이 한 줄기에 1~5개, 꽃잎은 5장, 꽃잎 끝이 살짝

패인 듯하나, 큰개별꽃은 보통 한 줄기에 꽃이 1개, 꽃잎과 꽃받침이

5~7장, 꽃잎 끝이 파이지 않고 뾰족하다.

 

 

 

이 밖에도 개별꽃(Pseudostellaria)속에는 참개별꽃, 긴개별꽃, 산개별꽃,

지리산개별꽃, 비슬개별꽃 등 10여 종의 개별꽃류가 있으나,

외형상 뚜렷한 차이를 볼 수 없고, 새로운 개별꽃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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