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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1/눈녹은 산과 계곡

소박한 밥상에 어울리는 머위

 

머위

Petasites japonicus (Siebold & Zucc.) Maxim.

 

산기슭의 다소 습한 곳에 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3~4월에 잎보다 꽃줄기가 먼저 자라서 꽃이 핀다.

암수딴그루로 암꽃은 백색, 수꽃은 황백색이다.

잎과 잎자루를 식용하고, 꽃 이삭은 식용 또는 진해제(鎭咳劑)로 쓴다.

한국(전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머구, 머우

 

 

 

 

 

머위는 시골 동네 주변에서는 흔한 식물이다.

주로 산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계곡 주변의 습한 땅에서

마치 사람이 잘 가꾼 야채처럼 무리지어 자란다.

 

머위는 이른 봄에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운다.

그 꽃차례가 신부의 부케처럼 예쁘게 생겼으며,

그 꽃봉오리를 통째로 먹어도 된다고 한다.

 

꽃을 피우고 나서는 바로 손바닥만한 잎을 낸다.

지방에 따라서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머위의 잎은

4월 초순에서 중순 사이에 쌈으로 싸먹기에 좋다.

머위는 사람 곁에 제발로 걸어온 야채나 다름없다.

 

 

봄에 일찍 나온 나물일수록 약간의 독성을 품고 있다.

겨우내 굶주린 야생동물에게 먹히지 않으려는 방어수단일 것이다.

그 독성은 톡 쏘는 짙은 향기와 쌉쌀한 맛으로 나타나지만

뒤탈은 없는 정도니까 분명히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할 것이다.

머위의 향기는 곰취의 진한 향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어느 봄날 산책길에 뜯어온 머위 한 줌과 된장만으로

밥 한 그릇을 꿀맛처럼 뚝딱 해치운 적이 있다.

살아오는 동안 특별히 기억에 남는 멋진 식사였다.

그 쌉쌀한 향기와 야성의 거친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자연이 키운 머위는 아무런 손질 없이 먹을 수 있으므로

헬렌 니어링의 권고를 실천하는데 딱 좋은 나물이다.

 

식사를 간단히, 더 간단히,

이루 말할 수 없이 간단히 준비하자.

그리고 거기서 아낀 시간과 에너지는

시를 쓰고, 음악을 즐기고,

자연과 대화하고, 친구를 만나는 데 쓰자.

 

-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중에서 -

 

2013. 1. 22. 꽃이야기 125

 

 

 

 

 

개머위

Petasites rubellus (J.F.Gmelin) Toman

 

산지의 자갈밭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5~7월 개화. 꽃은 암수 딴그루, 8~9개의 두상화서가 달린다.

한국(강원도 이북), 중국 동북 지방,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이명] 산머위